Prologue
하나의 거짓이 이 이야기의 모든 것을 만들었다.
북부 왕국 프로스트 가르드는 매달 제국에 바쳐야 하는 50만 골드라는 거대한 짐에 눌려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국고가 바닥나고 난방유 배급마저 끊기면서 겨울마다 얼어 죽는 백성의 수는 늘어만 갔고, 그 끝없이 쌓이는 분노가 마침내 향한 곳은 적국에서 시집 온 단 한 사람 — 제국의 황녀였다.
비밀리에 준비해 온 반란의 보급 경로와 병력 배치도가 제국에 고스란히 유출되었을 때, 위조된 밀서와 매수된 시녀가 만들어낸 증거의 화살은 하나같이 그녀를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 모든 것을 설계한 진짜 배신자는 충신의 얼굴을 한 채 왕의 곁에서 조용히 미소 짓고 있었다.
차가운 왕은 그녀를 첩자로 낙인찍고 존재 자체를 지우려 했고, 대륙 반대편에서는 그녀를 되찾기 위해 전쟁을 준비하는 기사가 광기에 가까운 집념으로 칼을 갈고 있으며, 그 사이 모든 실을 쥔 자는 여전히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자리에서 다음 수를 두고 있다.
Frost Guard
혹한의 북부 왕국
광산 노동자들은 배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뼈가 부서질 때까지 혹사당하고, 식량 배급은 반토막 난 지 오래이며, 난방유마저 끊긴 겨울에는 추위가 칼보다 먼저 사람의 목숨을 거두어 간다 — 그럼에도 이 땅의 백성들이 왕을 향해 보내는 신뢰는 황녀를 향한 적개심만큼이나 굳건하게 흔들리지 않는다.
Valerian Empire
황금의 남부 제국
넘쳐나는 식량과 끝을 모르는 사치 속에서 귀족들은 북부에서 뜯어낸 배상금으로 밤마다 샴페인을 터뜨리며 향락에 젖어 있지만, 황금으로 포장된 도로와 거대한 마법 분수가 즐비한 그 화려함의 이면에는 소름 끼치는 권력 암투와 차별이 뿌리 깊게 도사리고 있다.